아침부터 러닝을 했다.
 지각을 면하려고 빠른 속도로 3분 간 뛰었더니 몸이 좀 풀리는 것 같았다.
 (솔직히 한 40초 늦었는데 한욱이가 오늘은 좀 봐주었다)

 자리에 앉아 20분 정도 뉴스를 보고 있는데
 건너편에서 지지지직 용접하는 소리가 간간히 들렸다.
 아 실감나는 이펙트다 따위의 생각을 하면서 음악을 듣고 있었다.
 그런데 이펙트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리얼하고 큰 소리의 펑!

 건너편 자리의 콘센트에서 초록색 불길이 치솟고 새카만 연기가 펑펑펑펑 올라왔다.
 매캐한 냄새가 연구실을 뒤덮었다. 유독가스가 분명했다.
 3초 간 멍하니 있었다.
 초록색 불길이라니... Stanford의 Physically based Fire simulation 논문에서는
온도에 따라 파랑 주황 빨강 불길 순으로 올라간다며... 라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.

 소화기!!

 선창했다.
 나보다 조금 더 빨리 정신을 차린 녀리형이 후다닥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.

 창문 열고 콘센트 뽑아!
 라고 외치며 내 옆 자리의 창문을 열었다.

 이 정도 타이밍에서 보람이가 밖으로 도망치는 소리를 들었다.

 녀리형이 소화기가 굳어서 분사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.
 다른 소화기를 찾아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. 나도 뛰쳐 나갔다.

 문 바로 오른쪽에 소화기가 걸려있었다.
 잘 빠지지 않았다. 위로 들어 올리니 비로소 빠졌다.
 안전핀을 잡고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

 쉬이이익

 내 자리 앞에서 자리 뒷 쪽으로 몰려드는 흰 분말 가루.
 그리고 그 가운데 가루를 뒤집어 쓰는 내 자리...
 아 시바... 그리고 내 책가방...



 불은 순식간에 진화되었고 나는 가방을 부여 잡고 울었다.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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